안녕하세요!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근황 기고를 한 이후 입사 한 달차쯤에 글을 또 써야겠다 맘먹었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벌써 4월 아니 6월까지 흘러왔습니다.
와 진짜 시간 너무 빨라요 개발을 일로 시작하고 나서 시간 흐르는 속도가 2배 빨라졌어요...
4월에 포스팅하려고 원고를 써놨는데 그 이후에 또 바빠져서 두 번이나 묵히게 되었네요. 너무 바빠서 쓸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 다음 주 6월 첫주에 동원 예비군 3일 + 현충일 + 개발팀 전체휴일 콤보로 일주일을 통으로 회사에 안나가게돼서 때는 이때다 싶어 드디어 블로그에 오랜만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른만큼 쓸거리들이 많아져서 다시 글을 썼습니다. 지난 포스트 이후로 6월이 될 때까지 저에게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시작은 휴가날 홀로 만들어본 정통 까르보나라와 함꼐합니다🍝
회사 이야기
우선 제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 제 회사생활부터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판교에 위치한 물류 스타트업 포트로직스에 재직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포워더' 회사입니다. 한 마디로 트럭, 선박 또는 항공기같은 운송수단을 소유하지 않고 클라이언트와 운송사 사이에서 물류 운송의 모든 과정을 대행하는 중개인 역할입니다.
제가 속한 개발팀은 저희 회사의 수출입/국내 운영팀이 원활히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뿐만 아니라 국내 대형 화주들과 운송사 그리고 해외 법인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매주매주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추가하고 있어요.
덕분에 쌩신입 개발자인 저에게 큰 규모의 작업들이 할당되고 저는 작업들을 문제없이 실사용 환경에 내보낼 수 있게 쳐내느라 바쁜 요즘을 보내고 있습니다. 회사 상황도 매우 긍정적이어서 좋은 의미로 일복이 터졌고, 마침내 수습에서 정직원으로 전환도 되었습니다!🎉
다행이 제가 정말 원하던 상황과 환경이고 팀 동료분들도 너무 좋은 분들이어서 직장 스트레스는 감사하게도 0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세간에 떠도는 일반적인 기준의 워라벨을 저에게 들이민다면 그 기준에서는 좋은 평가를 줄 순 없지만, 그만큼 유연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게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제 기준에선 합리적이기만 하면 되는데 이 회사는 매우 합리적이라 만족스럽습니다.
기술적으로도 성장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Antd UI 라이브러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처음엔 이 UI 라이브러리의 불친절한 API와 공식문서에 멘탈이 나갈 뻔 했지만... 지금은 적응해서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프론트엔드 개발자로서 프론트엔드 팀에 여러 컨벤션을 적용하려 시도하고 있습니다. PR 리뷰 시스템 고도화, eslint 룰 적용, 커밋과 푸쉬 룰 적용 등 다방면에서 저희 앱의 코드 퀄리티를 보장해줄 수 있는 장치들을 붙이고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건 Next.js 14버전을 사용하면서 이 프레임워크의 핵심기술인 SSR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에요. 사실 저희 서비스 특성상 서버에서 렌더링할 컨텐츠가 거의 없는건 사실이지만, 항상 빌드할 때마다 de-opt되었다고 문구가 뜨는 모습을 보면 언젠가 저 부분도 건드려주고 싶다는 욕심이 스멀스멀 생기곤 합니다.
배포 파이프라인도 좀 더 좋게 튜닝을 하고 싶어요. 지금은 모노레포에서 프로젝트 하나에 변경사항이 생겨 빌드하면 최소 5분 이상이 소요되는데, 회사의 스테이지가 아직은 초중반인만큼 여전히 MVP 상태에 크고 작은 기능들이 추가되어 거의 매주 새롭게 배포를 하는 상황에서 배포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시킨다면 그만큼 개발이 원활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merge pull request
눌러놓고 10분 기다리기엔 좀 그렇잖아요?
앞으로 남은 회계연도 안에 달성해야할 큼지막한 목표들이 여러개 있는데 그것들을 모두 달성하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회사의 성장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고, 저 개인으로서도 특별한 성장 경험이 될거라 확신하니까요. 사내 타 팀의 업무 효율성 재고를 위한 요구사항들, 외부 고객사의 커스터마이즈 니즈들을 분석하고 개발팀의 언어로 번역해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만큼 재밌는게 없답니다!
일상 이야기
회사와 별개로 저는 입사 후부터 지금까지 아침 수영과 저녁 헬스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월수금 새벽 수영하고 출근, 퇴근하고 헬스장갔다 집에 가는 루틴이에요.
성실함을 자랑하려는건 아니지만, 수영과 헬스 둘 다 궤도에 올라와서 흥미가 붙은 상태라 시키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곧 있음 수영도 중급반으로 승급 예정이고, 헬스도 몸의 변화가 보일랑말랑하는 상태인 것 같아요. 나중에 수영 아마추어 대회도 나가볼까 싶습니다 ㅋㅋ 축구도 아마추어 주말 팀을 찾을 생각이고, 좀 더 적극적으로 운동을 즐겨볼까 합니다. 저는 만능 체육인입니다🏃🏻
그리고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4개월동안 찍은 앨범을 뒤져보니 꽤 많은 일들이 있었더라구요 ㅋㅋ 역시 사진이 중요합니다
가평 워크샵
우선 회사에 합류한지 얼마 안돼서 가평으로 워크샵을 다녀왔습니다.
다양한 나이대의 타 팀원분들과도 친해질 수 있었고, 덕분에 적응하고 제 자리를 잡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던 시간입니다.
클라이밍
그리고 틈틈이 친구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어요. 대학교 동기 친구들이랑 클라이밍도 했더라구요. 재밌었는데 잘 길러놨던 오른손 손톱이 갈려버려서 자주 하지는 못할 것 같다 느꼈습니다...
한성 동창회
그리고 오랜만에 고등학교 친구들끼리 단체로 모여 놀았어요. 열 명 모인건 처음이었는데 모여서 고기먹고 술 내기용 에어하키 한 판 ㅋㅋ
끝나고 술마시다가 쫑내기 전에 칼바람 5:5 ㅋㅋ
개발자 친구들
최근엔 개발자 친구들끼리 모여서 술마시고 그네 탄 영상도 있네요
나름 재밌는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회사 다니기 전엔 솔직히 뭐하고 지냈는지 모를 정도로 희미한 시간이었는데, 회사 다니기 시작한 이후부터는 HB 연필로 힘 꽉꽉 줘서 글씨를 적어내려가는 기분이에요. 이런 현재를 만끽하고 있고, 앞으로 더 의미있고 멋진 글귀를 적어내려갈 수 있게 정신차리고 살아갈 예정입니다!
나만의 기타 영입..
드디어 제 염원대로 새 어쿠스틱 기타를 모셔왔습니다.
영롱하죠... 어쿠스틱 기타 브랜드 원탑인 Martin사의 전성기 GoldenAge를 표방하는 국내 브랜드 Gwood사의 OM바디 모델을 업어왔습니다. 이 친구의 몸값은 자그마치 170만원... 그간 모아온 용돈 원기옥을 이 친구에게 올인했습니다. 구매한지 약 한 달 정도 돼가는데 하드케이스를 열 때마다 방에 원목냄새가 진동을 하는게 너무 만족스럽습니다(출퇴근 지하철에 항상 누군가가 우디향 향수를 지독하게 뿌리던데 진짜 나무 냄새를 아는 저로썬 상당히 고역이에요..).
그래서 이제 슬슬 연주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볼까 합니다 ㅋㅋ 실력이 상당히 구려서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다 생각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완벽의 기준까지 올라간 뒤에 영상 찍으려면 10년은 더있어야할 것 같아서 그냥 더 생각하지 말고 기록해놓으려구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유튜브 시작하면 링크 걸도록 하겠습니다ㅎ
쿠숙반
그리고 저는 최근에 '쿠숙반'이라는 일종의 영어 동아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쿠숙반'은 '구독 숙박'의 줄임말인데요, 제가 학생 때부터 구독해오고 있는 Mickey Seo 채널에서 영어 관련 소규모 학원?을 오픈했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어 합류했습니다.
저는 Speech 1기 반에서 6월 말에 있을 관중 앞 영어 발표를 목표로 열심히 영어 원고를 연습하고 있어요. 제 첫 연애 이야기를 주제로 스크립트를 썼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이어서 말하기를 연습하고 있어요. 사실 연습하는 거랑 별개로 같은 반 형누나들이랑 일요일마다 모여서 시간보내는게 더 즐겁습니다. 나름 내향인이지만 은근히 외향적인 면모도 있달까... 참으로 웃긴 인간상입니다
암튼 영어를 좀 더 열심히 연습하고자 나름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혼자 있을 땐 chatGPT랑 음성 대화로 말하기 연습도 하고 있어요. 전화영어도 몇개월 해봤는데 chatGPT가 가성비 면에서 압도적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아니니까 부담감도 덜하구요.
전 뭐 나름 한국인치고는 영어에 능통하다 생각합니다만, 나중에 해외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그러려면 좀 더 자연스러워져야겠다 싶어서 연습하고 있어요. 뭔가 영어가 제 성격이랑 좀 더 잘 맞는 언어인 것 같기도 하고, 사람 일은 모르는거니까 갈고 닦아놓으면 언젠간 쓸모가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님 말고요~
마무리
여름이 다가오면서 햇빛은 점점 밝아져가기만 합니다. 확실히 겨울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시기에요. 저도 모르게 몸과 마음이 들뜨게 되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세상이 점점 종말과 파국에 다가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 생각에 개개인이 그 흐름에 벗어나서 완벽히 다른 삶을 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이 물살에 몸을 맡기고 물이 흐르는 방향대로 가기로 했어요. 거슬러봐야 꼭 좋지만도 않더라구요. 흐르는대로 가도 나쁠게 없고, 오히려 흐름에 앞장서면 역설적으로 거슬러올라 쟁취하려던 것들을 똑같이 얻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미래의 내 모습을 미리 상상하면서 살지 않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나이를 이쯤 먹으면 이렇게 돼있겠지'라고 예전에 생각했던 내 미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상상속의 미래더라구요. 과거에 그렇게 생각하고 살려고 했던 것도 금방 까맣게 잊어버리고 온데간데 없는데, 굳이 그 순간에 스스로를 옭아매기만 할 가시 덤불을 왜 도리어 쓰려 하느냐 이거죠.
지금 애써 미래 모습을 그려놓기보다, 나의 현재를 가꾸고 다듬고 풍요롭게 하는 것이 미래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을 꺠달았습니다. 그래서 평소같았으면 안할 시도들도 용기내서 해보려 하고 있구요.
뭐 그렇습니다. 싸가지없어보이지 않게 미소를 항상 머금으려 노력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다음 회고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