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자를 위한 지브리 스토리텔링》

April 14, 2026 (3d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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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언리얼 엔진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내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6개월 동안 달에 한 번 꼴로 배운 내용을 활용하는 프로젝트가 주기적으로 진행됐고 벌써 3번째 프로젝트를 마쳤다. 2주의 짧은 시간동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울라이크' 장르 게임을 만들기 위해 그 토대가 되는 이동 메카닉을 열심히 구현했다.

프로젝트를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나서, 나는 딜레마에 빠졌다. 플레이어 캐릭터가 무기를 휘두르는 방식, 속도, 어떤 무기를 사용할 것인지, 구르기와 회피를 사용할 것인지, 점프가 필요한지, 패링을 넣을 것인지, 왜 주인공이 전투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없었다. 막연히 휘두르고 달리는게 재밌으면 게임이 만들어지겠거니 하는 안일한 생각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그 뒤로 2주 동안은 코드에 손을 떼고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떠돌아다녔다. 유튜브에서 엘든링의 창작 비화 영상을 모두 섭렵했고, 중년게이머 김실장 채널에서 이미 한 번씩 봤던 개발자 초대석을 한 번 더 정주행했다. 그리고 이 창작 욕구의 시발점인 미야자키 히데타카의 철학을 다룬 영상들을 보면서 내가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를 이 감독의 게임에 대한 철학에 감화됐다는 사실을 인정하는데서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은 나같이 창작 경험이 없지만 자신만의 것을 창작하기를 강력히 열망하는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이 책을 통해 '스토리'의 구성요소들을 이해하고 가장 기본적인 Best practice를 습득하게 해준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창작자면 갖춰야할 소양인 자신만의 독창성에 대해 친절하게 조언을 해준다.

다음은 이 책의 요약 글이다. 주로 각 장의 끝에 적힌 요약을 옮겼고, 따라서 좀 더 자세한 예시와 설명이 적힌 본문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은 두 가지 장점이 있는데, 하나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를 분석하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아는 장면들로 쉽게 상상하며 이해가 가능한 점이고, 또 하나는 책이 얇고 핵심만 간결하게 담겨져있어 부담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나서 텍스트 위주로 아카이빙되고 있는 블로그를 다시 한 번 개편할 필요를 느꼈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비주얼까지 신경써야 하는만큼 좀 더 찰나의 잔상, 이미지를 기록하기 쉽게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피그마 따위의 칠판같은게 있고 핸드폰으로 붙여넣거나 메모를 하기 편하게 바꾸면 좋을 것 같다.

1장: 자신만의 독창성을 가진 창작물을 만드는 방법

  • 작품을 능동적으로 감상할 것 - 자기식으로 재구성해보기. 나라면 어떻게 할까?
  • 독창성이란 기존의 것에 나만의 해석을 덧붙이는 것. 소비자에게 공감을 받으려면 익숙한 요소가 필요함
  • 주제의식은 타 작품을 흡수해 독창적인 스토리로 재탄생시키는 핵심 요인
  • 다양한 작품을 접하면서 모티프를 분석하고 익히는게 중요함
  • 작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도 반드시 창작에 도움이 됨

2장: 아이디어

  • 아이디어는 상상과 발상을 통해 스토리로 발전됨. 상상은 없던 것을, 발상은 구체적 형태로 고안하는 것을 뜻함
  • 지브리 스튜디오는 '이미지 보드'를 활용함. 인물, 사건, 배경 3요소가 갖춰진 장면을 이어붙인 것으로 추상적인 아이디어 간 연결이 정교하게 다듬어짐
  • 개인의 특수한 경험 + 보편적인 모티프 = 스토리텔링의 기초 레시피

3장: 주인공

  • 주인공은 관객과 스토리 속 세계를 연결하는 결정적 매개체이기 때문에 중요함
  • 완성형/성장형 타입이 있고 성장형은 이입이 잘되지만 고구마일 수 있고, 완성형은 사이다이지만 싸가지 없을 수 있음
  • 능동성/유능성/친밀성을 적절히 조합하여 매력을 끌어올림. 보통 유능성과 친밀성은 대비되는 관계
  • 지브리 영화 속 주인공은 보통 능동성이 강조되며,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유능성과 친밀성은 인간적 결점을 통한 한계 부여, 주변인물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보완함

4장: 적대자

  • 주인공과 대적해 갈등과 사건을 만들고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적대자는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드는데 지대한 역할을 맡는다. 지브리 속 적대자는 악당과는 구별되는 입체적인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 매력적인 적대자를 만들기 위해선 의외의 모습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게 하고, 뚜렷한 신념을 바탕으로 행동하게 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줘 입체성을 부여해야 한다.
  • 스토리의 주제나 성격에 따라 명시적인 적대자가 등장하지 않는 경우 주인공이 가진 내면의 결점이나 한계가 적대자의 역할을 대신한다(마녀 배달부 키키)

5장: 조력자

  • 자신만의 욕망과 개성을 가진 조력자는 스토리를 더 생동감 있게 만든다.
  • 조력자는 정서적인 안정과 보호를 제공하거나, 때로는 엄격한 가르침으로 주인공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나아가 작품의 주제나 창작자의 주제의식을 표현하기도 한다.
  • 하지만 조력자는 어디까지나 주인공의 문제해결을 돕는 보조적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
  • 때때로 조력자와 적대자의 경계는 모호할 수 있으며 변모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 변환은 스토리에 역동성을 더하는 동시에 그 캐릭터의 깊이, 입체감, 생생함을 더한다.

6장: 갈등

  • 갈등은 스토리를 전진시키고 캐릭터들을 성장시키며, 작품의 주제를 전달한다. 삶의 복잡성을 자아내 깊이감을 더하고. 긴장감을 조성해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기도 한다.
  • 크게 내적 갈등외적 갈등이 있다. 내적 갈등은 인물의 심리적, 도덕적 딜레마를 다루며 인물의 내면을 심도 있게 비춰 스토리의 깊이감을 더한다. 외적 갈등은 인물과 또 다른 인물/사회/자연/운명 사이의 대립을 그리며, 재미와 긴장을 불어넣는다.
  • 내적 갈등과 외적 갈등 사이의 전환을 그릴 수도 있고, 위기 상황 속 어려운 선택을 강요하는 딜레마를 연출할 수도 있다.
  • 갈등이 모이면 사건이 된다. 사건은 인과율의 법칙에 따라 연쇄적으로 전개된다.
  • 인과율에 따르지 않는 해프닝은 스토리의 개연성을 해칠 수 있지만 역으로 스토리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새로운 국면을 자아낼 수 있다.
  • 사건이 모이면 드라마가 된다. 좋은 드라마란 예측 가능성과 예측 불가능성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치밀하게 구성된 갈등과 사건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7장: 구조

  • 구조란 스토리의 뼈대로, 사건의 배열, 긴장과 해소의 패턴, 시간의 흐름 방식을 결정하는 틀을 의미한다.
  • 3막 구조는 관객을 만족시키는 스토리를 만드는 가장 일반적인 틀이다.
  • 안전한 일상에 머무르던 주인공이 촉발 사건이란 계기를 통해 조화와 균형을 상실하면서 스토리가 시작된다. 촉발 사건은 주인공의 욕망과 목표를 설정하는 동시에 주인공을 새롭고 낯선 세계로 이끈다.
  • 장편영화 기준 주인공은 2차례 큰 위기를 겪는다. 첫 번째 대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훨씬 복잡한 두 번째 대위기가 설정된다.
  • 지브리 영화는 정서적 클라이맥스사건의 클라이맥스라는 더블 클라이맥스 구조를 가진다. 정서적 클라이맥스는 주인공의 행동에 따른 결과로, 주인공의 내면적 성장을 다룬다. 사건의 클라이맥스는 주인공의 변화와 성장을 시험하는 최후의 시련 형태로 나타나며, 스토리의 중심 갈등이 해소된다. 두 클라이맥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더 큰 감동을 준다.
  • 결말에는 해피엔딩, 새드엔딩, 열린 결말, 닫힌 결말이 있다.

8장: 세계관

  • 스토리텔링에서 세계관은 중요하지만 스토리만큼은 중요하지 않다. 세계관을 일일이 설명하려는 우를 범하지 말자.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뿐 아니라 그 여지를 관객이 상상하게 함으로써 능동적인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 다만 일관된 원리가 작동되고 있음을 암시하게 해야하며, 한 세계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담아 입체적이고 살아있는 세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What if'라는 질문으로 출발하여 구체적인 상상을 통해 공간을 형상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숨겨진 설정을 추가하거나 공간을 통해 새로운 사건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9장: 디테일

  • 디테일에 대한 집요한 묘사는 지브리 영화가 생동감을 가지게 하는 주된 요소다. 특정 캐릭터의 성격에 맞는 행동 묘사 등은 관객이 비현실적인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암묵적인 장치다.
  • 하나의 감각을 통해 다른 감각을 자극하는 공감각적 표현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다(센과 치히로에서 치히로의 부모님 먹방장면, 가오나시 목욕장면)
  • 당연하게 여겨지는 관성적 표현에 질문을 던지고 극복하려 할 때 새롭고 독창적인 표현의 가능성이 열린다.
  • 창작자는 자신이 스토리를 풀어내는 매체의 고유한 특징과 강점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매체에 대한 이해와 통찰은 매체의 한계를 뛰어넘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드는데 원동력이 된다.

10장: 주제와 주제의식

  • 주제는 스토리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생각이나 메시지를 뜻한다. 스토리 속 모든 요소가 주제를 향해 수렴될 때 주제는 더욱 힘을 얻는다.
  • 주제의식은 창작자가 가진 가치관과 문제의식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주제의식으로는 반전주의와 근대화 비판, 기술과 자연의 공존, 인간 모순에 대한 성찰 등이 있다.
  • 주제의식과 스토리텔링 간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주제의식이 없으면 스토리는 맹탕이 되기 쉽고, 주제의식이 과하면 스토리가 프로파간다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주제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려면 인물의 대사와 행동, 중심 갈등과 해결 과정, 이미지와 상징적 요소를 활용해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 주제는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특정한 주제에 매몰되지 않는 유연한 태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