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게임 프로젝트 리뷰

February 18, 2026 (2d ago)

인생 첫 게임 프로젝트: 크레이지아케이드

원티드 부트캠프 첫번째 프로젝트이자 내 인생 첫 게임 프로젝트로 크레이지아케이드 모작을 개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은 제한사항이 주어졌다:

  • C++WinAPI만을 활용해 윈도우 콘솔에서 동작하는 미니게임
  • 개발 기한은 4일(목금월화수 5일이었으나 말일은 발표로 개발 x)

개발 기간이 짧았고 처음 만드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기획보다는 구현 완성도에 집중해야 했고, 개발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확장 가능한 적당히 도전적인 프로젝트여야 했다.

다행히 주말이 껴 사실상 6일동안 개발한 프로젝트였고, 앞선 2주동안 강사님의 수업을 통해 게임 루프를 직접 구현한 엔진과 이를 활용한 소코반 & 비행기 슈터 게임 소스코드를 보유한 채로 시작했기 때문에 완전한 '바닐라'(라이브러리나 편의기능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진행하는) 게임개발이라기엔 여타 상용엔진을 활용해 개발하는 것과 다른 점은 없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나름 '크아'스러운 미니게임을 만들었는데, 프로젝트 발표 후에 30명의 수강생들이 각자의 게임을 플레이해보는 게임잼 시간(게임잼을 안나가봐서 게임잼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을 가지면서 짧지만 게임개발의 세계에 흠뻑 빠질 수 있던 시간이었다.

아래는 짧은 프로젝트 회고다.

잘한 점: 시각적 완성도

게임개발을 떠나 원래 내 성향은 완벽주의에 가깝다. 코딩을 하든, 운동을 하든, 기타를 연주하든, 게임을 하든 뭐든지 내가 좋아하는 고수의 움직임을 체화하려고 노력하고 갈고닦는 습성이 있다. 이렇게 하기 싫어도 내 눈에 그 섬세한 테크닉들이 보이기 때문에 지나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많은 경우 스스로의 높은 기준에 도달하지 못해 세상에 내 노력을 내놓지 못하고 동굴에 쳐박아두는 삶을 살아왔는데, 작년부터 이 미련함을 떨쳐내고자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어쨌든 이 프로젝트에서도 내 성향대로 완벽해보이려는 노력을 추구했다. 특히 플레이어 메카닉의 완성도에 집중했다.

아스키아트도 아닌 그저 영어와 특수문자로만 표현되는 게임이지만, 완성도를 위해 콘솔 줄간격 설정부터 Ascii 코드를 UTF-8로 바꾸는 설정까지 추가했다.

또한 실제 크아 느낌의 이동, 물폭탄 상호작용 등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 이동: 방향키 입력에 대한 반응성과 부드러운 움직임
  • 물폭탄 폭발: 0.5초 유지되는 십자가 범위 폭발 이펙트 및 피격판정 구현
  • 오브젝트 밀기: 원작의 핵심 메카닉 중 하나인 물폭탄/박스 밀기 기능 구현

이런 세부적인 메카닉들이 제대로 작동해야 플레이어가 게임을 제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다행히 게임잼 세션에서 '윈도우 콘솔이지만 원작같았다'는 피드백을 받았고 시간을 투자한 보람이 있어 뿌듯했다.

아쉬운 점: 게임 자체의 동기부여

하지만 메카닉에 시간을 쏟다보니 '내 게임을 오래 하게 만들'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를 놓쳤다.

Enemy AI의 실패

Enemy를 만들긴 했지만 시간 부족으로 물폭탄 회피 기능을 완성하지 못해 봉인했다. 이동은 간단한 그리디 알고리듬으로 플레이어 위치를 향해 적당히 랜덤하게 움직이도록 했지만, 실제 사람처럼 물폭탄이 터질 반경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한 구현이 없다보니 물풍선 폭발 범위에 들어가 죽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결국 Enemy는 단순히 맵을 돌아다니는 수준에 그쳤고,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었다. 이는 게임의 도전 요소를 크게 약화시켰다.

다른 수강생들과의 비교

같은 주제로 개발한 수강생도 둘 있었는데, 하나는 보스 디자인에 신경 썼고 하나는 멀티플레이에 신경 썼다.

게임잼 세션에서 그들의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비주얼적으로는 내 게임이 더 나아 보였지만 게임을 오래하게 만드는 요소는 그들의 게임이 더 낫겠다는 평가를 했다.

  • 보스 디자인에 집중한 게임: 명확한 목표와 도전 과제 제공
  • 멀티플레이에 집중한 게임: 사람과의 경쟁이라는 지속적인 재미 요소

크아가 아닌 다른 게임들도 플레이해보면서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더 여실히 느꼈다. 뱀서 모작에도 너무 쉽게 죽어버리거나 적들을 쓸어버리는 맛이 부족한 게임들은 오래 플레이하지 않았다. 반면 게임성이 이미 완성된 테트리스나 점프킹을 모작하거나 스스로 혹은 협동 플레이로 점수 내기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게임들은 게임잼 세션 내내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오래 플레이했다.

배운 점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것은 게임 개발의 우선순위에 대한 것이었다.

게임의 메카닉은 매우 중요하지만, 개발할 땐 게임의 핵심 재미에 관련된 메카닉만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비주얼 요소들은 가장 나중에 붙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다.

Game Maker's Toolkit의 영상들을 보면서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게임의 핵심 루프가 재미있지 않다면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도 플레이어는 오래 플레이하지 않는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1. 핵심 재미 요소 우선: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요소(도전, 경쟁, 목표 등)를 먼저 구현
  2. 비주얼은 마지막: 개떡같은 비주얼이어도 게이머를 붙잡을 수 있어야 빛날 수 있는거다
  3. 프로토타입은 프로토타입답게: 대기업 개발사도 프로토타입부터 검증하고 살을 붙인다

완벽해보이려는 노력은 좋지만, 그것이 게임의 핵심을 놓치게 만드는 것은 본말전도다. 게임 개발에서도 완성도보다 완성이 먼저라는 것을 배웠다.

다음 프로젝트는 한 달 뒤에 다시 윈도우 콘솔 게임을 만드는 것인데, 한 달 동안 배운 자료구조 & 알고리듬을 시각화해야한다는 컨셉이 주어졌다. 강사님이 보여준 지난 기수 예시는 스타같은 RTS 부대지정이 대표적이었는데, 나는 최근 유튜브에서 재밌게 봤던 림월드나 프로젝트 좀보이드에 착안해봐야겠다.


소소한 근황

설날 연휴가 끝이 났다. 5일이나 됐고 올해는 상황상 하루 반나절만 설날 활동을 했어서 시간이 매우 많았는데도 금방 지나가버렸다. 연휴 동안 가족과 북한산 대운봉 등반도 하고 가족과 좋은 시간을 많이 가졌다. 게임개발 도전하겠다고 자취 접고 집에 복귀해 본격적으로 마지막 등골을 빨아먹겠다는 선언을 했는데 매우 만족하는 나날이다.

연휴동안 한 게임들:

  • 다크소울3: 거인 욤까지 밀었다. 이제 27시간을 돌파한다. 맵 디자인이 미쳤다(p)
  • 인왕3(new): 연휴 전에 데모를 2시간 했을 땐 짜증나서 꼬접했다. 블로그에 리뷰를 적다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고 마의 구간을 넘기니 생각보다 할만해졌다. 지금 올라가있는 데모 리뷰는 추후에 본편을 한 바퀴 돌린 뒤 최신화해야겠다.
  • 다키스트 던전(new): 덱 빌딩+ 턴제 + 던전 크롤러 + 로그라이크 장르는 처음 해보는데 피로가 확연히 낮아 부담없이 하기 좋다. 게임으로 단짠단짠 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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