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Infinity and Beyond!

"무한대 그 너머로" - 버즈 라이트이어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미국 영화 목록을 살펴보며 그 당시 전세계를 이끌었던 첨단의 미국 사회가 어떤 이데올로기와 생각들에 빠져있었는지를 관망하는 좋은 큐레이팅 유튜브 영상. 미국의 연대기와 우리나라의 연대기는 다른 축을 가지고 있어 곧바로 흡수하기는 곤란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의 미디어 산업이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한 번쯤 알아보는 것은 시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980년대 - 외부의 적
- 1980년대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유지되던 시기. 이념적 서사가 유행함
- 그러나 점점 외부가 아닌 내부의 체제, 공권력 등이 적으로 묘사되기 시작함(포스트모더니즘)
- MTV 시대의 개막과 함께 장렬하게 소비된 마이클 잭슨과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 개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든 부분을 미디어의 상품으로 소비하고 해체해버리는지 목격
1990년대 - 허무주의
- 냉전 종식 후 이념적 서사가 붕괴되면서 더이상 기댈 곳이 없던 미국 대중은 어떤 것도 절대적으로 믿을 수 없는 포스트모더니즘을 받아들이게 됨
- 경제적 그리고 기술적으로 황금기를 맞이하며 겉보기에 유토피아같은 삶을 누릴 것만 같던 미국은 오히려 빈틈없는 구조 속에서 공허함과 권태, 압력을 느낌
- 이러한 욕망들이 플롯 트위스트(〈트루먼쇼〉), 디스토피아 SF(〈매트릭스〉), 가면극(〈마스크〉, 〈아메리칸 뷰티〉, 〈파이트 클럽〉, 〈리플리〉)로 표현됨
- 대중문화의 아이콘들이 소멸되는 과정마저 적나라하게 중계하고, 걸프전/OJ심슨 추격전 생중계 등 미디어가 인간을 양육하는 시대에 진짜 자아란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
2000년대 - 현실과 판타지
- 닷컴버블 붕괴와 9·11은 화면 속에서만 보던 폭력을 미국의 현실로 끌어냈다
- 냉소와 반전 대신 타인의 고통, 관계, 책임을 다시 받아들이려는 서사가 고개를 들기 시작
- 동시에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같은 거대한 판타지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양분
마무리
- 소셜 미디어로 항시 연결돼있으며 가상 공간에서의 내가 진짜 내 모습이 됐고, 몇 마디 말만 하면 손쉽게 스펙터클을 만들 수 있는 지금의 우리에겐 어떤 판타지가 남아 있는 걸까?
댓글 중 하나
또 잘봤습니다. 현 세대에게 결핍된 영양소는 연결부재 감각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결이 없는시대를 살아본적이 없으니, 대안으로 모래주머니 차듯이 아날로그와 카세트펑크를 사랑하게 된거 아닐까 하네요.
이제 남은 판타지는 우주가 될거 같네요. SF가 으레 말하곤하는 한꺼풀 덮어올린 지구권 문명과 역사에 대한 우화가 아니라 필연적으로 연결이 없는 달콤한 고독감, 역전되어있는 사치재-필수재가 주는 정상적인 위기감, 어둠 정도로는 설명할수 없는 끝없는 공포와 모험심. 축소된 담론들이 다시 뻗어나가는 것.
이것들이 21세기 중반부를 이끌지 않을까 감히 상상해봅니다.
2010~2020년대 - 완벽주의
- VR, 메타버스 키워드가 각광받았던 것과 별개로 소셜 미디어의 등장은 가히 인류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순간일 것
-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로 모든 사람들이 온라인이라는 무한한 공간에 연결됐으며 좋아요 알고리즘 위에 동작하는 헝거게임에 참가하게 됐고 연약한 젊은 세대는 이상향이란 틀로 잔인하게 도륙당했음
- 코로나, AI, 기후위기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인간이 아닌 무형의 위협들이 존재를 끊임없이 흔들지만 개개인은 선택권 없이 무력하게 휘둘리기만 해야함
- 멀티버스·회귀물·이세계·노스탤지어·가챠·숏폼은 완벽함이 아닌 나머지 삶은 실패라는 극단적 회의주의와 잔인한 현실의 기준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은 염원이 담긴 유행
- AI 구루들의 꿈을 꿔라, 이제는 창의성을 가지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돼야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일단 부딪히라는 말은 잠시 우리를 고양시켜주지만 우리를 구출해주진 않는다.
그래픽 아트 회사 대표가 냉정하게 인디팀으로는 절대 소울라이크 못만든다고 꿈깨라 했다. 정확히 위 쇼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존경하고 잘 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도 그들이 '그건 안된다'고 말하게 두지 마세요. 종종 안된다고 말하겠지만, 그건 도전할 용기가 없어서 하는 말이거든요."
뭐 어쩌란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