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열고 나와 거실에 항상 같은 자세로 죽은듯이 누워 과자를 드시며 입과 눈만 움직이시는 아버지를 볼 때면 이런 생각이 든다
인간이라는 동물이 태초에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화론이든 자연선택설이든
'이미 인류의 종말은 거의 끝에 다다른 것 아닐까?'
인류의 기원을 올려다봤을 때 인간이라는 동물은 움직이도록 신체가 설계됐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의 선택일지 자연선택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주어진 신체조건으로 생존에 불리했기 때문에 다른 종에 비해 뇌라는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했다
우리는 단지 설계된대로 그 능력을 능력껏 발휘해 살았을 뿐인데 삽시간에 모든 생명체의 최상위 먹이사슬에 올랐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모든 것을 착취해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리고 그 끝의 모습은 지구 상의 동물로서 수행해야할 기본적인 소명을 스스로 거세한 채 다음날을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영양분 이상의 것들을 섭취하는 시간 외에는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움직이지 않는 것만 하면 양반이지 인간 그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지 않은 소위 '비만인'들이 현대사회의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인간이라는 종은 스스로 멸종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착실히 나아간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3차원의 존재가 2차원의 존재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듯이, 4차원의 존재가 3차원에 사는 우리를 지켜본다고 상상하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가 잘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할까? 자멸하고 있고 그 끝에 다다랐다고 생각할까?
영화로 치면 인터스텔라, 에브리띵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 악당 스팟 게임으로 치면 컨트롤 레조넌트나 인터스케이프